이란 전쟁 관련 뉴스를 보다 보면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란 전쟁 종전은 언제 가능할까?”
현재로서는 정확한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양측의 요구가 협상 가능한 수준으로 바뀌고, 휴전을 지킬 장치가 만들어지고, 실제 결정권자들이 합의를 실행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종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할 근거가 생깁니다.
최근에는 기대를 높이는 발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월 16일 기자들에게 전쟁이 끝을 향하고 있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치인의 발언보다 실제 협상 조건과 행동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먼저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는 종전의 3가지 신호
① 목표 축소 — 양측이 서로 협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요구를 조정하는가
② 이행 장치 — 휴전을 선언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지킬 구조가 만들어지는가
③ 결정권자 — 합의를 실제 군사·외교 정책으로 실행할 주체가 움직이는가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세 가지 변화가 현실의 행동으로 이어지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군사적으로 우세하면 전쟁도 빨리 끝날까?
전쟁을 볼 때 빠지기 쉬운 생각이 있습니다.
군사력이 압도적인 국가가 상대를 강하게 공격하면 전쟁도 빠르게 끝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군사력의 차이와 종전까지 걸리는 시간은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비대칭 전쟁을 연구한 정치학자 이반 아레귄-토프트(Ivan Arreguín-Toft)는 비대칭 충돌에 관한 연구에서 단순한 물적 전력뿐 아니라 강한 행위자와 약한 행위자가 어떤 전략을 선택하고 서로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결과를 설명하는 데 중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를 현재 이란 전쟁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군사적 성과와 정치적 결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상대의 군사시설을 파괴하고 전력을 약화시키는 것이 군사적 성과라면, 상대가 내가 원하는 조건을 받아들이고 전쟁을 멈추게 만드는 것은 정치·외교의 영역입니다.
따라서 이란이 미국보다 강해야 전쟁이 길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란 지도부가 계속 싸울 능력이 있고 협상보다 전쟁 지속이 낫다고 판단한다면 군사적으로 불리하더라도 충돌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누가 더 강한가?”보다 “양측은 무엇을 얻으면 싸움을 멈출 수 있는가?”를 먼저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호 1. 양측의 요구가 협상 가능한 수준으로 바뀌는가
첫 번째로 볼 것은 미국과 이란이 무엇을 포기할 수 있고, 무엇을 끝까지 요구하는가입니다.
상대 정권의 붕괴나 완전한 군사적 무력화처럼 상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목표가 유지된다면 타협의 여지는 작습니다.
반대로 협상의 중심이 핵 프로그램, 호르무즈 해협 통항, 경제 제재, 군사행동 중단처럼 서로 조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안으로 이동한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이 마련한 휴전 합의가 좋은 사례입니다. UN 사무총장실 발표에 따르면 당시 합의에는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휴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추가 협상을 위한 틀이 포함됐습니다.
이후 6월 17일 양측은 최종 합의를 위한 추가 협상의 틀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습니다. 여기에는 최종 합의를 협상하기 위한 60일의 기간도 포함됐습니다. 그러나 핵 문제를 비롯한 쟁점이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었고, 이후 군사적 충돌이 다시 이어졌습니다.
여기서 제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협상이 열렸다는 사실과 실제 타협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협상 재개”라는 제목만 보기보다 양측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으며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 이란 전쟁 종전 신호입니다.
신호 2. 휴전보다 ‘휴전을 지킬 장치’가 나오는가
두 번째는 휴전의 지속 가능성입니다.
앞선 사례에서도 확인했듯 휴전 발표와 전쟁의 종료는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양측이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먼저 군사행동을 줄이는 것 자체가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휴전 기간 이란이 군사력을 재정비할 가능성을 우려할 수 있고, 이란 역시 먼저 양보했다가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공격이 재개될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평화를 원한다는 선언보다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누가 확인하고, 합의를 어겼을 때 어떤 절차가 작동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다음 협상에서는 이런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핵 활동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검증하는가
-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어떻게 확인하는가
- 경제 제재는 어떤 조건과 순서로 완화되는가
- 합의 위반 시 어떤 절차가 작동하는가
구체적인 이행 조건이 없다면 정치적 선언은 다시 흔들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검증·감시·제재 완화 방식까지 구체화되기 시작한다면 협상의 성격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싸움을 멈추자”에서 “멈춘 상태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로 논의가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9월 16일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이란 아라그치 외무장관의 회담에서도 미국과 이란의 협상 재개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가 다시 언급됐습니다. 중국 측은 양측에 기존 양해각서의 틀로 돌아가 실질적인 협의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고, 이란 측은 미국·이란 양해각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결국 이란 전쟁 종전을 판단할 두 번째 신호는 휴전이라는 단어 자체가 아니라 휴전을 깨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가 등장하는가에 있습니다.
신호 3. 합의를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가
세 번째는 누가 협상장에 나오는가보다 합의를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전쟁을 끝내는 결정에는 국내 정치적 비용이 따릅니다.
수개월 동안 전쟁을 지속한 뒤 요구 조건을 낮춘다면 정부나 군부 내부에서 합의에 대한 반발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공식 지도자가 합의했다고 해서 모든 정치·군사 조직이 자동으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목표가 항상 완전히 일치한다고 가정해서도 안 됩니다. 이란 내부에서도 공식 지도체제와 실제 군사행동을 담당하는 기관들의 움직임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결국 이란 전쟁 종전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협상 당사자의 발표뿐 아니라 실제로 군사행동을 통제하는 주체들이 합의를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공식 직책이나 협상 참석자보다 실제로 합의를 실행할 힘이 어디에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이란 경제가 어려워지면 전쟁도 끝날까?
여기서 한 가지 반론이 생깁니다.
“경제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면 결국 전쟁도 끝내지 않을까?”
이란 경제가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도 종전 가능성을 판단할 때 살펴볼 변수입니다.
하지만 경제난 = 종전으로 바로 연결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습니다.
전쟁을 계속할수록 경제적 비용은 커집니다. 반면 지도부가 전쟁을 끝냈을 때 발생할 안보·정치적 비용을 더 크게 평가한다면 경제 상황이 악화돼도 전쟁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지표 자체보다 봐야 할 것은 비용 계산의 변화입니다.
전쟁을 계속해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계속 싸우면서 치러야 하는 비용이 더 커지고 있는가?
경제난은 이 판단을 바꾸도록 압박하는 변수입니다.
하지만 경제가 어렵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란 전쟁 종전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란 전쟁 종전, 마지막에는 ‘말이 행동으로 바뀌는지’를 보자
앞의 세 가지는 주로 정치와 외교에서 나타나는 신호입니다.
마지막에는 실제 현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전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과 군사행동 변화가 유용한 보조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 단계 | 확인할 것 | 판단할 질문 |
|---|---|---|
| 1 | 미국·이란의 요구 조건 | 협상 가능한 영역이 넓어지는가 |
| 2 | 검증·감시·제재 완화 방식 | 휴전을 지속할 구조가 생기는가 |
| 3 | 실제 결정권자들의 행동 | 합의를 현장에서 실행할 수 있는가 |
| 4 | 해협 통항·군사행동 | 정치적 변화가 현실에서도 나타나는가 |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상황은 정치적 합의가 실제 현장에서도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보조 지표입니다.
따라서 특정 하루의 선박 통항량만으로 상황을 단정하기보다 며칠 또는 몇 주에 걸쳐 통항이 안정적으로 회복되는지, 군사적 충돌도 함께 감소하는지를 보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정치적 변화가 실제 행동에서도 확인될 때 종전 관련 발언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종전 날짜보다 ‘싸울 이유’를 보자
정확한 종전 날짜를 맞히는 것보다 제가 더 중요하게 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양측이 계속 싸우는 것보다 협상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는가?
앞에서 살펴본 신호들이 실제 행동의 변화로 이어진다면 그때는 종전 기대를 단순한 정치적 발언과 다르게 볼 근거가 생깁니다.
그래서 이란 전쟁 뉴스를 볼 때 저는 한 문장을 기준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싸움이 약해졌는지가 아니라, 싸울 이유가 줄어들고 있는지를 보자.”
※ 이 글은 국제정세와 금융시장을 이해하기 위한 정보·분석 콘텐츠입니다.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국제정세와 시장 상황은 빠르게 변할 수 있으므로 최신 자료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미국 이란 협상 결렬 이유: 트럼프 봉쇄 명령 이후 시장의 향방
종전 이후 유가 전망: 전쟁이 끝나도 유가가 쉽게 안 떨어지는 이유
미국 이란 충돌 영향, 왜 시장이 흔들릴까 (유가·환율·금리까지)
주식 거래량 증가, 왜 주가는 안 오를까? 꼭 확인할 5가지 신호
주식 거래량 증가를 보면 주가도 함께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차트에서는 평소보다 거래량이…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60표 문턱에서 멈췄다, 최종 부결은 아닌 이유
2026년 9월 15일,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체계를 정비하려는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H.R. 3633)이 미국 상원의…
동전의 역사, 금속 덩어리가 돈이 된 결정적 이유
금과 은은 동전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가치 있는 교환 수단으로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실제 거래에서는 불편한 점이…